유스투스 요나스 박사, 2018
아포테케는 마인츠 예술대학교의 도시 경계에 위치한 90제곱미터의 유리 공간이다. 이 공간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거리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도시 공간에 개입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거리에서만 접근 가능한 이 독특한 전시 공간은 예술가들에게 도전이자 실험의 장소이며, 지나가는 이들에게는 예술적 사건을 우연히 목격할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이은우와 허내훈의 설치 작품 ‘히키코모리’는 사회적 고립의 복합적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공간-유형학적 접근을 보여준다. 히키코모리라는 개념은 단순한 사회적 현상을 넘어, 포스트모던 사회의 소외와 단절의 은유적 표현으로 작용한다. 일본에서 시작된 이 현상은 사회문화적 압박, 디지털 매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개인의 심리적 방어기제가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설치 작품의 중심에는 이동 가능한 밀폐된 공간이 놓여있다. 이 공간은 아포테케의 축소된 평면도를 기반으로 하며, 보이지 않는 주체의 존재를 암시한다. 천장에서 늘어진 케이블과 연결된 모니터들은 매개된 현실의 풍경을 제시한다. 이들 모니터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삶, 소통의 변형된 방식, 그리고 현대인의 심리적 은닉처를 드러낸다.
관객과 작품 사이의 상호작용은 약품 보관함 옆 키보드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소통의 진정성과 거리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관객은 다양한 언어로 응답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응답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이러한 불확정성은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적 불안정성을 은유한다.
작품은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고립은 선택인가, 강제인가? 디지털 매체는 연결인가, 단절인가?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존재는 어떻게 가시화되고 소통되는가? 이은형과 허내훈의 ‘히키코모리’는 이러한 질문들을 공간, 이미지, 그리고 상호작용을 통해 탐구한다.